아티스트/도독들

<도둑들> 올 여름 최고 흥행작 타이틀을 챙길 잘 빠진 오락영화

이뽄 2012. 7. 13. 10:42

 

 

 

 

최동훈 감독은 재주가 많다. 그는 잘 알려졌다시피 <범죄의 재구성>을 시작으로 <타짜> <전우치>까지 자신이 연출한 모든 작품을 흥행시킨 노련한 감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이 전작 <전우치>를 통해 습득한 와이어 액션의 매력과 <범죄의 재구성> <타짜>에서 보여준 범죄물의 쾌감을 한 자리에서 맛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도둑들>은 <오션스 일레븐>과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여러 면에서 완전히 반대다. 차라리 <범죄의 재구성>의 액션 확장판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맞다. 한 탕을 위해 모인 전문가들이 서로 속고 속인다는 점에서 그의 이전 작품들과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범죄 영화에 필수적인 개성 있는 캐릭터, 감칠맛 나는 대사들이 가히 일품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지만, 최동훈 감독은 제법 많은 등장인물들을 제때에 투입하고 또 떨구어내는 솜씨를 발휘해 복잡한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풀어헤친다.

특히 8~90년대 홍콩에서 만들어진 액션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아찔하다. 후반부 와이어 액션 장면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단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과 기술적 완성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재미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한 장면 한 장면 공들인 티는 역력하다.

사실 10명의 도둑들이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세운 계획은 누가 봐도 완벽해 보이지 않는다. 결전의 날을 앞두고 여전히 팹시(김혜수)는 금고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이들은 멈추지 않는다. 도둑들이 카지노를 터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은 덜하지만 그럼에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각각의 캐릭터가 자기 논리를 가지고 기막히게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도둑들>은 충직한 관객 서비스영화다. 적어도 한국에서 이런 장르라면 따를 자 없는 베테랑 최동훈 감독은 관객을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반전의 고비마다 작은 디테일들을 각 요소요소 배치해놓아 시종일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러닝 타임이 135분이나 되지만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관객과 복잡한 게임을 벌이지만, 낭비되는 대사는 찾기 힘들다. 간간이 터져 나오는 유머들도 오버하지 않고 절제되어 있는 편이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경쾌하다. 특히 해외 로케이션의 이점을 살린 촬영은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각자의 계산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속이고 속는다. 사랑과 음모 그리고 배신이 난무한다. 어떤 이가 마지막에 웃을지 상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속내를 숨기고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긴장의 끈을 조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도둑들>은 케이퍼 무비와 누아르의 정서를 기반으로 액션과 폭력의 쾌감을 적절히 터트리며 상당한 즐거움을 준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당신이 과거 홍콩영화를 보고 열광하면서 자랐다면 감동의 도가니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영화에 출연하는 스타 군단의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해숙, 김수현, 오달수 그리고 중화권 스타 임달화, 중국상, 이신제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하는데 소모되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하도 후끈거려 스크린이 다 들썩거릴 정도다.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하나의 대표작을 갖게 된 전지현과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린 신하균의 매력도 상당하다. 최동훈 감독이 자신의 장기와 취향을 집대성해 만든 <도둑들>은 올 여름 극장가에서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http://news.maxmovie.com/movie_info/sha_news_view.asp?newsType=&page=&contain=&keyword=&mi_id=MI0096250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