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 아버지 김충훈씨의 가슴 찡한 아들 사랑

 

 

배우 김수현 아버지 김충훈씨의 가슴 찡한 아들 사랑

요즘 연예계의 핫이슈는 단연 김수현이다. 폭발하는 연기력과 여심을 자극하는 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드라마 종영과 함께 디지털 앨범을 발표하며 수준급의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또다시 화제가 됐다. 이미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였기에 이번 디지털 앨범 발표가 더욱 반가웠다. 그의 발군의 노래 실력은 바로 그의 아버지, 김충훈씨를 닮았다. 1980년대 활동했던 그룹사운드 '세븐 돌핀스'의 리드 보컬이자 지금까지도 자신의 무대를 소중히 이어가고 있는 가수, 김충훈씨를 부산에서 직접 만났다.

가슴을 치는 강렬한 비트에 이끌려 들어간 곳에는 오색찬란한 조명으로 꾸며진 화려한 무대가 있었다. 드럼, 베이스, 기타 등 그룹사운드를 위한 완벽한 무대가 세팅된 후 여러 명의 보컬이 등장했다. 잠시 후 무대 위에서는 관객들이 단 1초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음악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는 그가 있었다.

부산의 스타, 김충훈


사실 기자는 이른바 '밤무대'라는 곳이 이처럼 잘 꾸며진 무대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는 인기 가수들도 이와 같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한다. 요즘의 '밤무대'는 공중파 못지않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배우 김수현의 아버지, 김충훈씨가 부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전화를 걸어 김충훈이라는 이름을 댔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전화를 받는 누군가는 그의 이름이 낯선 듯 잘 모르겠다고 했다.

"여기서는 이름만 갖고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요."
그래서 '세븐 돌핀스'라고 하자 "아, 충훈 형님이요? 그렇게 말씀하셔야죠. 여기선 아주 스타예요."라고 한다.

1980년대 우리나라 가요계를 주름잡던 그룹사운드 '세븐 돌핀스'의 리드 보컬이자 현재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수현의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기자는 바로 부산으로 내달렸다.

그룹사운드의 황금시대 누빈 '세븐 돌핀스'

김충훈씨가 출연하고 있는 곳은 부산 최고·최대의 무대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은 원빈이 출연한 영화 '아저씨'와 최근 엄정화가 출연해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 '댄싱 퀸'의 촬영장으로도 유명하다. 김충훈씨는 이곳에서 하루에 세 차례 무대에 오른다. 무대 위에서는 트로트, 록에 이어 최신 댄스가요까지 장르를 불문한다.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모두 일곱 명. 이 중 보컬이 네 명이다. 때문에 무대에서는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해 보였다. 네 명의 보컬은 때론 메인 보컬이 됐다가 때론 코러스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주 사소한 소리에도 최선을 다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들의 노래는 관객의 가슴까지 파고들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한마디로 그들은 속이 다 후련해지는 노래 실력을 뽐냈다.

사실 그룹사운드 '세븐 돌핀스'는 1987년 단 한 장의 앨범을 발매한 후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비운의 그룹이다. '세븐 돌핀스'는 최근까지 '서울재즈아카데미'를 운영한 작곡가 김홍탁의 기획으로 결성됐고 데뷔 당시 '밤부두'와 '뭐라고 시작할까' 등의 노래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세븐 돌핀스'보다 먼저 결성된 그룹 '송골매'와 '산울림' 등 쟁쟁한 그룹사운드의 인기에 밀려 그다지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세븐 돌핀스'의 활동은 '부활'과 '백두산', '시나위'라는 한국 록 밴드의 신화로 이어지는 풍요로운 그룹사운드 전성시대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혹자는 "홍대 클럽에서 만난 실력 있는 밴드들 중에는 '세븐 돌핀스'를 연상시키는 밴드들도 있었다. 그 시절 홍대 클럽 문화가 형성됐더라면 그들의 명맥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을까" 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지금의 홍대 클럽을 대신할 수 있었던 장소는 밤무대나 대학가 축제가 전부였다. 때문에 원대한 꿈을 안고 그룹을 결성해 활동하던 그룹사운드들은 공중파 무대에서 펼치지 못한 자신들의 꿈을 아쉬워하고, 때로는 생활고에 지쳐가며 하나 둘 무대를 떠나갔다. 그래서 그 당시 그룹사운드에서 활동했던 멤버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세븐 돌핀스'는 무대 위에서 여전히 노래를 하고 있었다.

"제가 알기로는 기존의 '세븐 돌핀스' 멤버 중에서 아직까지 남아 있는 멤버는 충훈 형님밖에 없어요. 충훈 형님은 '송골매'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에 데뷔했으니까 정말 대단하신 분이죠. 음악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고, 워낙 비주얼이 뛰어나서 어딜 가나 인기가 많았어요. 밤무대 활동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대학가 축제에서도 공연을 많이 해요. 그리고 '세븐 돌핀스' 음반을 다시 한번 발표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하고 계시죠." (2006년~2007년 '세븐 돌핀스'로 활동한 기타리스트 김선주)

실제 김충훈씨는 지난 2009년 트로트 앨범 「오빠가 간다」를 발매하는 등 꿈을 향해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오고 있었다.

스타의 아버지, 김충훈


'세븐 돌핀스'의 첫 공연이 임박한 시간. 그런데 김충훈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멤버의 말에 따르면 "형님이 오늘 몸이 좋지 않다"라고 했다. "이런 일이 거의 없는데, 많이 아프신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컨디션이 안 좋아도 두 번째 무대에는 꼭 오르겠다"라고 했다.

10시쯤 됐을까. 출연자 대기실 입구에 마스크를 쓴 김충훈씨의 모습이 보였다. 감기에 걸린 듯, 입과 코를 가린 대형 마스크 사이로 이따금 얼굴의 윤곽이 보였는데 한눈에도 '그'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훤칠한 키에 날렵한 몸매 그리고 손으로 그린 듯 뚜렷한 눈매가 영락없이 김수현과 닮았다.

선약도 없이 불쑥 찾아온 기자를 보고, 그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여러 번 정중히 인터뷰를 고사한 터라 더욱 그랬으리라. 하지만 자신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기자를 차갑게만 대하지 못했다. 따뜻한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제가 잘 알려진 무대에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혹시 아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해서 인터뷰를 하지 않았어요. 사실 가수가 노래를 하는 데 큰 무대든, 작은 무대든 가릴 건 없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큰 무대에서 노래할 때도 좋았지만 지금 이곳에서 하는 공연도 재미있고 좋아요. 사람 사는 맛이 있거든요. 또 노래가 정말 좋으니까 어떤 무대든 상관하지 않고 열심히 하게 돼요."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얼굴을 보다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선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미혹됐으나 떨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던 '훤'의 눈빛과 꼭 닮았다.

"스무 살 때의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수현이한테서 그때의 제 모습이 보인다고 해요. 제가 보기에는 저와 엄마를 반반씩 닮은 듯해요."

그가 '세븐 돌핀스' 활동으로 한창 바쁠 시기에 김수현이 태어났다. 아들이 태어난 후에도 그는 지방을 돌며 공연을 했다.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한참 옛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저는 수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키웠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연기자가 되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때는 가수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수현이 세대에는 연기자가 더 유망해 보였나 봐요. 가끔 노래하는 걸 보면 '가수 했어도 괜찮았겠다' 싶어요(웃음)."

어떤 부모든 자식을 키우다 보면 가슴 졸이고 애달픈 일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충훈씨 또한 김수현이 어린 시절부터 심장 질환을 앓았기에 애틋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그건…. 그래도 이제 (수술 후에) 다 나았잖아요. 본인이 알아서 잘 관리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건강해져서 정말 다행이죠. 지금은 (아들이) 무척 바빠서 얼굴을 못 본 지 두 달이나 됐네요. 함께하던 축구도 잘 못하고요(웃음). 그래도 아들이 전화는 자주 해요.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수현이도 잘 알고 있어요. 항상 자만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대하라고 말하죠."

아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 누구보다 기쁘고 뿌듯하다는 김충훈씨. 하지만 자신 또한 남아 있는 음악 인생을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공연 두 번째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TV에서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마지막 회가 방송되고 있었다. 그는 가죽 점퍼와 찢어진 청바지 대신 보타이에 재킷을 멋들어지게 걸치고 무대에 올랐다. 같은 시간, 아들은 TV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아버지는 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섰다.

 

 

 

 

출처: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20405110629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