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은밀하게 위대하게

김수현 "뜨니까 변했다? 변한건 맞다(스타뉴스)

이뽄 2013. 5. 29. 16:11

 

 


 

6월5일 개봉하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김수현의, 김수현을 위한, 김수현에 의한 영화다.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남파된 북한 꽃미남 간첩이 달동네 바보로 위장하고 살다가 북에서 버림받자 격전을 벌인다는 이야기.

김수현은 5개 국어를 구사하고 인간병기라 불릴 만큼 초 엘리트 간첩이지만 동네바보로 살아야하는 간첩 역할을 맡았다. 원작이 워낙 인기가 좋았던 만큼 김수현이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의 관심은 상당했다. 개봉을 3개월 여 앞두고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영화 검색어 1위로 꼽힐 정도였다.

김수현은 이 영화에 양날의 검이었다. 김수현이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고, 김수현이 캐스팅돼서 또래 배우들이 쉽게 출연결정을 못했다. '해를 품은 달'을 끝내고 일찌감치 '은밀하게 위대하게' 출연을 결정한 김수현은 영화를 선보이기까지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캐스팅이 안 되고, 감독이 바뀌는 등 제작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게 다 김수현 때문이다, 라고는 할 수 없지만 김수현이 그 만큼 '은밀하게 위대하게' 중심에 서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영화는 철저히 김수현에 초점을 맞췄다. 길거리에서 똥을 싸도 김수현의 얼굴을 보면 용서가 되고, 이현우에게 모자를 씌우며 "들어줄거지"라고 달달하게 이야기해도 탄성이 나온다.

김수현으로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첫 주연으로 영화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험대라는 뜻이다. 개봉을 앞둔 지금,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몇 번 봤나. 흔히 배우들은 처음 볼 때는 자기만 보이고 여러 번 봐야 전체가 보이기 시작한다던데.

▶4번 봤다. 지금도 나밖에 안보인다. 아무래도 객관성을 잃게 된다.

-왜 이 영화를 하게 됐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리를 들었다. 웹툰이 인기가 많다기에 그래서 찾아봤다. 웃다가 울게 되더라. 도전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바보와 액션을 동시에 해서 좋기도 했고.

-김수현이 캐스팅되면서 다른 배우들 출연이 쉽지 않았다. 첫 주연에 김수현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부담이 컸을텐데.

▶부담감 있었다. 만일 영화 규모가 너무 컸다면 못했을 것이다. 내가 맡은 캐릭터가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캐릭터가 좋아서 했고, 관객은 이야기를 좋아할 것 같다. 가상의 왕을 했고, 도둑을 하고 난 다음에 바보를 한다는 점에서 내게 도전이었다. 아직은 입장이 도전자니깐.

-유아인이나 송중기 같은 또래 배우들은 '완득이' '늑대소년'으로 영화배우로 안착했는데. 경쟁심이나 신경 쓰이지는 않나.

▶영화는 잘 봤다. 그런데 그런 경쟁심 같은 건 없다. 아마 서로 마찬가지 아닐까. 각자 가는 길이 다르니깐.

-바보연기는 어려웠나.

▶즐거웠다. '해를 품은 달' 이후 인생이 바뀌었다. 어디가나 멋있는 척을 해야 했다. 연기를 하면서 그런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디까지 나를 포기할 수 있을지 재밌었다.

-바보 연기를 해도 얼굴에서 빛이 난다. 관객은 극중 바보를 보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김수현을 보게 되는데.

▶목표로 했던 바보는 사람들에게 부담없는 바보다. '텔레토비'를 참고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몸짓을 참고 했고.

-2층에서 구르는 장면은 대역이었나.

▶대역이었다. 액션 연기는 전부 했다. 무술감독님이 소화할 수 있는 액션을 지도해주셨다. 건물을 날아다니는 것도 와이어 액션을 모두 했다.

-이현우에게 "들어줄거지"라고 하는 장면은 여성팬들에게 '아저씨' 원빈의 머리 자르는 장면 못지않은 인상을 줄 것 같던데.

▶야릇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은데. 그 전까진 영화 속에서 조원과 조장 같은 관계였다면 그 때부터 형, 동생 같은 분위기로 변화되는 장면이다.

-'해품달' 이후 김수현을 원하는 사람들과 김수현과 가깝게 일한 사람들, 각각이 다른 소리를 한다. 뜨더니 변했다부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텐데. 변했나.

▶변했다. 적응 중이다. '해품달'로 갑작스런 인기를 얻으면서 부담과 책임이 커지면서 점점 겁쟁이가 되는 것 같다. 남들이 의식을 안하는데도 괜히 모자 쓰고 다니고. 영화 촬영이 끝나고 학교를 다시 다니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학교에선 그냥 학생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깐. 지금도 변해가는 중이다. 남들이 나에 대해 무슨 말을 했다더라, 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아직 때 묻지 않은 건지, 아니면 너무 솔직한지. 이런저런 공식석상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은밀하게 위대하게' 쇼케이스 때도 나중에 회사 분들한테 혼이 나기도 했다. 뭐, 그냥 아직 잘 모르겠다.

-장철수 감독은 어떤 연기를 주문하던가.

▶감독님은 전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워낙 세서 강한 분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굉장히 섬세하다. 어떤 부분은 여성스럽기도 하시고. 예컨대 그냥 남자들은 앞에 가는 사람을 팔을 뻗어 뒤돌아보게 만드는데 감독님은 앞으로 나가서 이야기하게 하신다.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저씨'에서 원빈이 식스팩을 자랑하며 머리를 깎았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선 김수현도 잔근육이 가득한 식스팩을 드러내는데.

▶촬영이 들어가기 한 달 반 전부터 준비를 했다.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짜고 잘 안먹고, 촬영이 끝나면 운동하러 다녔다. '아저씨' 장면을 의식했냐고? 원빈 선배님은 인간이 아니라 원빈이잖나. 어떻게 의식을 할 수 있겠나.

-차기작을 드라마로 결정할 계획이라며 여러 영화들을 고사했는데. 하고 싶은 캐릭터를 찾나, 보여주고 싶은 것을 찾고 있나.

▶둘 다인 것 같다. 사극부터 고교생, 재벌2세 등 여러 배역들을 제안 받는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뭐가 됐든 하반기에 연기를 빨리 하고 싶다. 정말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타드' 같은 영화에서 주인공 옆에 있는 군인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

-'해를 품은 달'과 '도둑들', 그리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각각 어떤 의미가 되나.

▶'해품달'은 인생을 바꿔준 작품. '도둑들'은 여러 선배들 곁에 숟가락을 얹어서 정말 즐겁게 일한 작품.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도전 같다. 바람이 있다면 앞의 두 작품이 잽이었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스트레이트가 됐으면 좋겠다.

 


 

 

 

 

출처: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3052913220864623&outlink=2&SVEC